퇴근길에 라디오를 듣는데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대전이 빵으로 유명한 건 다들 아시죠? 성심당 모르면 간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칼국수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저는 대전에 10년 이상 살았는데 칼국수로 유명하다는 생각은 못해봤지만, 이야기를 듣고 보니 칼국수 맛집이 꽤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대전이 빵과 칼국수로 유명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칼국수의 도시 대전
대전이 칼국수의 도시로 불리게 된 이유는 한국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1) 전쟁 시기 밀가루 보급 :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식량 원조로 밀가루가 대량 공급되었습니다. 대전은 철도 물류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구호물자가 모이는 곳이 되었습니다.
2) 서해안 간척 사업의 영향 : 1960-70년대 서해안 간척 사업 노동자들에게 임금으로 밀가루가 지급되었고, 이를 현금화하는 집산지가 대전에 형성되었습니다.
3) 철도 중심지의 이점 : 대전역 주변과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칼국수 전문점이 활성화되어 서민 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4) 대전은 전국에서 칼국수집이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대전의 칼국수 가게는 727곳에 달하며, 이는 인구 1만 명당 5.0개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서울(3개), 부산(3.9개), 대구(4.5개)와 비교할 때 대전의 칼국수집 밀집도가 두드러집니다.
빵의 도시 대전, 성심당의 이야기
대전이 빵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성심당의 역할이 큽니다. 아니 성심당이 다 했습니다.
성심당의 창업자 임길순 씨는 한국전쟁 중 대전에서 성당 신부에게 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찐빵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심당은 "살아남는다면 평생 남을 위해 살겠다"는 창업 철학을 바탕으로, 하루 빵 생산량의 1/3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창업자의 경영철학 덕분에 성심당은 60년 동안 노점 찐빵집에서 4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대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대전이 밀가루 음식으로 유명한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빵이야 성심당이 너무나 독보적이라 다툼의 여지가 없지만, 칼국수는 워낙 여러 곳이 유명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몇 군데만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씨칼국수가 제일 만족스럽습니다. 가본사람들 모두 다 만족하는 곳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시민칼국수, 대선칼국수, 공주 얼큰이 칼국수 쭈꾸미(은행동) 입니다.
대전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성심당에서 빵을 맛본 후, 근처의 칼국수집에서도 따뜻한 한 그릇을 즐겨보세요. 각 칼국수집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으니 여러 곳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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